[소식] 부천세종병원, 선천성 심장병 환우들과 11년째 산행 동행
등록일: 2026-10-20본문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운동 제한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춰 도전할 기회다.
부천세종병원 의료진이 환우·가족들과 함께 11년째 산행을 이어가며 심장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바꾸고 있다.
부천세종병원은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가 주최한 ‘제11회 세상을 바꾸는 원정대–2026 지리산원정대’에
의료진이 참여해 환우들의 산행과 소통 활동을 함께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지리산 노고단 일대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와 성인 환우, 가족, 의료진 및 관련 전문가 등 143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10일 성삼재휴게소에서 출발해 노고단 정상에 올랐으며, 의료 강연과 질의응답,
환우·보호자·의료진 간담회 등을 통해 질환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이번 원정대에는 부천세종병원을 비롯해 양산부산대학교어린이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과 서울시립대 스포츠과학과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단순한 산행을 넘어 환우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이해하고, 일상과 사회활동에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첫날에는 선천성 심장병의 수술과 치료, 소아중환자실, 심장 건강을 위한 운동,
체외순환 및 중재시술 등을 주제로 한 ‘우리아기심장알기’ 강연이 진행됐다.
마지막 날에는 장소익 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부장의 강연과 함께
선천성 심장병 환자이자 의사인 신승건 부산 연제구보건소장, 최광호 양산부산대어린이병원 교수 등이 참여하는 소통 간담회가 마련됐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안상호 회장은 “원정대의 목표는 단순히 높은 산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아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꿈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심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능력과 미래를 미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라산에서 히말라야까지…11년간 이어진 도전
‘세상을 바꾸는 원정대’는 선천성 심장병 환우들이 운동과 사회활동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2016년 출범했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가 2015년 가족여행 행사에서
부천세종병원 김성호 소아청소년과 과장, 이창하 소아흉부외과 진료부원장 등과 한라산 등반을 구상한 것이 출발점이 됐다.
첫 한라산원정대 이후 소백산·태백산·설악산 등으로 도전을 이어갔고, 2024년에는 복잡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청소년 5명이 의료진과 함께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해발 4130m)에 도달했다. 올해는 지리산 노고단이 도전 무대가 됐다.
특히 부천세종병원에서 폰탄수술을 받은 함우진 군(장성중 2학년)은 첫 한라산원정대부터 올해 지리산원정대까지 11년 연속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한라산 백록담에 올랐던 함 군은 2024년 히말라야 원정에도 참여해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도달했다.
올해 참가자들은 미취학 아동부터 초·중·고교생, 성인 환우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이 가운데 약 30%는 단심실 계열 선천성 심장병 환우다.
단심실 환자에게 시행하는 폰탄수술은 심장 구조와 혈액순환 상태를 고려해 진행하는 수술이다.
수술 이후 가능한 운동의 범위도 심장 기능과 합병증, 개인별 운동 능력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의료진은 심장병 진단이나 수술 이력만으로 운동을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 개별 상태를 평가해 적절한 활동 수준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원정대 출범부터 함께한 김성호 과장에 공로패
이번 행사에서는 원정대의 시작부터 11년간 환우들과 동행해 온 김성호 과장에게 공로패가 전달됐다.
환우회는 2015년 원정대 구상 단계부터 참여하며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들의 도전을 지원해 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김 과장은
“선천성 심장병이 있으면 운동이 위험하다는 인식 때문에 일상적인 활동까지 제약받는 아이들이 있다”며
“질환과 치료 경과에 따라 주의할 점은 있지만 병명만으로 아이들의 가능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함우진 군의 성장 과정을 언급하며
“어린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산에 오르던 아이가 중학생이 돼 히말라야 원정까지 경험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의료진에게도 특별하다”며
“심장병 치료는 수술이나 시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성장하며 자신만의 일상을 만들어가는 과정까지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보호자들에게는 무조건적인 운동 회피와 무리한 도전 모두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폰탄수술을 받은 환자는 심장 기능과 산소포화도,
부정맥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운동 전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고 개인별 상태에 맞는 활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11년간 이어진 원정대의 의미는 산 정상에 도달했다는 기록에만 있지 않다.
심장병을 가진 아이들도 적절한 의료적 평가와 지원 아래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고 새로운 목표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회에 보여주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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